[시승기] 시속 190km 무난…시보레 '크루즈5'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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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속 190km 무난…시보레 '크루즈5' 타보니

 
입력 : 2011.05.23 17:15
한국GM이 다음달 1일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시보레 크루즈의 해치백 모델(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 ‘크루즈5’는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이 차가 판매되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파생모델이다. 차체 외관과 동력성능, 서스펜션 등 차량의 기본적인 요소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효율성을 담았고, 다양한 편의사양은 한국의 동급 모델에 견줄만 하다.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크루즈5 시승 행사에서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은 “지난 3월 시보레 브랜드 런칭 이후 판매가 늘고 있다”면서 “이번 크루즈5 출시는 내수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 달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럽에선 현대차 i30·기아차 씨드 등과 경쟁

먼저 크루즈5의 경쟁상대를 보자. 크루즈5는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 유럽 등 70여 개국에 출시된다. 유럽에서는 현대차 i30와 기아차 씨드(cee’d)와 경쟁해야 한다. i30와 씨드의 경우 유럽전략형 모델로 개발단계에서부터 이미 유럽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개발된 모델들이다. 유럽에서 i30는 폴크스바겐 해치백인 골프보다 10% 가량 저렴한 수준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GM의 입장에서 위협적인 경쟁상대다.
 
시보레 크루즈5 앞
시보레 크루즈 뒤
한국GM은 새로운 크루즈5 모델의 출시를 통해 시보레 브랜드 런칭 이후 이어온 시장점유율 두자릿수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 차는 독일을 거점으로 개발됐지만 한국GM 연구원이 현지에 투입되면서 차량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일부 담당했다. 유럽에 출시하는 모델의 경우 국내 부평공장에서 생산한다.

한국GM은 크루즈5를 생산하면서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크루즈 세단의 세련미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평가다. 전체적인 외관의 짜임새, 전면부에서 후면부로 이어지는 선 처리, 특히 후드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아치형 곡선은 비교적 각이 져있는 경쟁사들의 디자인과는 다르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AV시스템과 공조장치 조작버튼이 모여 있는 중앙부)에는 원형 무늬가 음각형태로 나있는 실버소재와 유광 블랙소재의 컬러 조합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트렁크의 경우 412L(리터)로 비교적 여유가 있다. 특히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뒷좌석을 접어 화물적재공간으로 바꿀 수 있게 했다.

반면 차량 내부 인테리어의 마무리는 다소 아쉬웠다. 시동 버튼의 경우 투박한 모양에 별다른 표시가 없어 언뜻 보면 이게 시동버튼인지 구분이 안 된다. 또한 운전자 오른쪽에 놓은 콘솔 암레스트(차량 가운데 팔거치대)는 길이가 너무 짧아 활용성이 떨어지고 크기가 작아 물건을 빼기에도 쉽지 않다.
 
시보레 크루즈 5
◆ 연비·정숙성 수준급… 성능보다는 편안함 강조

에어컨을 켜고 창문이 닫힌 상태에서 시동을 걸자 의외로 진동은 적고 조용했다. 시보레 크루즈5는 1.8L급 DOHC ECOTEC엔진을 장착한 가솔린과 2.0L(리터)급 VCDi 디젤 엔진 등 2가지 모델이 출시된다. 변속기는 자동의 경우 6단 듀얼 클러치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연비 효율과 동력성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경기도 파주 자유로 자동차극장까지 왕복 총 109km의 거리를 시승했다. 시승에 이용된 차량은 2.0L급 VCDi 디젤 엔진을 장착한 디젤 차량으로 실제 공인연비(L당 15.9km)가 나오는지 평가하기 위해 도로상황에 따라 시속 70~140km 속도로 주행했다. 결승점에 도착했을 때 계기판에 표시되는 평균연비는 13.6km. 공인연비와는 차이가 있었다. 또한 고속주행으로 들어가는 가속력은 좋았지만, 순간적으로 가속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힘이 덜했다.

크루즈5 서스펜션은 도로 표면의 굴곡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단단했다. 유럽의 경우 포장도로와 골목길이 많고 소비자가 단단한 서스펜션을 선호하기 때문에 긍정적 반응을 얻을 수 있겠지만 안락함을 추구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어떠한 점수가 매겨질지 궁금하다. 또한 크루즈5는 코너를 돌 때 저속주행 중에도 쏠림현상이 제법 있다. 고속도로나 강변도로 출구 등에서 심한 굴곡의 코너상황이나 요철에서 쏠리거나 차량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자유로에서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는 길에는 최고속도를 측정해봤다. 에어컨을 켜놓은 상태지만 시속 150km를 지나 190km까지는 무난히 올라갔다.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만큼 고속주행에서 차량의 진동과 소음이 적었다. 다시 시작점에 도착했을 때 평균 연비는 L당 10.3km로 연비와 상관없는 고속, 급가속 주행에도 생각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크루즈5의 가격은 1.8 가솔린 모델이 사양에 따라 1701만~1948만원. 2.0 디젤 모델은 2050만~2236만원선이다. 높은 실제 연비와 가격 경쟁력을 갖췄으며, 선택 폭이 넓지 않은 국산 해치백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을 넓혀줄 수 있는 모델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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