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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현장에, 그 곳을 가다] 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인큐베이터’… 레이더 생산체제 구축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6 17:09

수정 2019.02.06 20:48

<4>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축구장 10개 훌쩍 넘는 생산면적..연간 생산되는 부품만 8300만개
모든 라인마다 ‘검사 공정’ 거치며 메뉴얼 표준화로 불량률 0% 도전
연구소와 부품 개발~양산 협업해 미래차 생산 체제 구축에 구슬땀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에서 지난달 31일 작업자가 자동화 공정이 끝난 뒤 샘플 검사를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에서 지난달 31일 작업자가 자동화 공정이 끝난 뒤 샘플 검사를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 진천(충북)=성초롱 기자】 충북 진천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회사를 세계 7위 자동차 부품회사로 도약시킨 핵심 생산기지로 꼽힌다. 지난해 이 공장의 매출은 3조 2000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35조1492억원) 10분의 1 수준에 육박한다. 이는 전 세계 30개의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현대모비스 내에서 진천공장의 위치를 방증한다.

진천공장은 현대모비스를 넘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자동차 기술 개발에서도 '인큐베이터'로써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최장돈 진천공장장(상무)는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시대가 본격화되면 우리(진천공장)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검사공정 40% 육박..'불량 0'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차로 1시간30분 가량 달려 도착한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전장부품 생산·공급의 메카다. 공장 규모도 축구장 10개를 훌쩍 뛰어넘는 8만2344㎡(2만4900평)에 달한다.

디지털오디오부터 전동식조향장치(MDPS), 에어백 제어시스템, 타이어공기압 제어시스템까지 이 곳에서 연간 생산되는 부품수만 8300만개를 넘어선다.

직접 생산이 이뤄지는 생산동 1~3층에 설치된 46개 라인은 크게 멀티미디어 제품과 메카트로닉(기계+전자장치) 제품 라인으로 구분돼 운영된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대다수 부품은 '자삽라인→수삽라인→조립라인'의 생산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자동화로 모든 공정이 이뤄지는 자삽라인과 사람이 직접 부품을 삽입하는 수삽라인, 기계와 사람이 함께 공조하는 조립라인을 거쳐야만 하나의 완제품이 탄생하는 구조다.

특이한 점은 모든 라인마다 '검사 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는 비전 검사 외에도 전류 검사, 서프트웨어 검사, 고온 및 저온 검사를 통해 불량품을 걸러낸다.

전체 공정에서 검사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육박한다.

'불량률 제로(0)' 목표를 위해 진천공장이 택한 방법은 메뉴얼이다. 최 공장장은 "이 곳에서 생산하는 제품군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라인을 운영하는데 있어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화된 메뉴얼을 만들고 확인하고,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신기술 인큐베이터로써 생산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진천공장은 새로운 부품 개발 단계부터 양산까지 연구소와 협업하며 '생산 메뉴얼'을 만들고,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다른 공장이나 협력사가 동일한 품질을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래차 부품 생산기지로 '변모중'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추세에 따라 현대모비스도 신성장동력으로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생산 체제를 갖추는데 힘을 쏟고 있다.

당장 진천공장은 오는 9월 자율주행 차량용 단거리 레이더 생산을 시작한다. 이 단거리 레이더는 후측방 충돌경고 시스템(BCW)에 적용되는 첨단 기술로, 국내 업체로는 현대모비스가 처음으로 부품 구조를 효율화 한 통합형 사양의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날 찾은 진천공장 공장동 3층에서는 레이더 생산을 위한 라인 설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우선 이달 말 1개 라인에서 시험 생산을 시작하고, 9월 양산에 돌입한다. 내년 3월에는 레이더 전용 2라인을 통해 증산한다는 계획이다.


박형상 진천공장 메카트로닉 라인 팀장은 "레이더 생산라인은 앞으로 현대모비스를 먹여 살릴 라인이 될 것"이라며 "레이더 외에도 라이다 등 자율주행차 부품 라인이 진천공장 내에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불과 3~4년전에만 해도 진천공장의 전체 생산물량 60% 이상이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멀티미디어 제품이었으나, 지난해 자율주행차 부품 등이 포함된 메카트로닉 제품 비중이 50% 가량으로 늘어났다.


최 공장장은 "과거 기계로 컨드롤 하던 부품 장치가 전장화되고 있고,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 시장도 향후 점점 커질 것"이라며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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