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링컨 에비에이터 PHEV vs BMW X5 PHEV. /사진제공=각 사
(왼쪽)링컨 에비에이터 PHEV vs BMW X5 PHEV. /사진제공=각 사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과 BMW가 국내 친환경 럭셔리SUV(Sport Utility Vehicle·스포츠형 다목적 차) 시장을 두고 맞붙는다. 한층 엄격해진 환경규제 속에 친환경 라인업을 구축하면서도 브랜드 본연의 가치를 유지하려 힘쓴다. 9월 출시된 링컨 ‘에비에이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8월 출시된 BMW ‘X5 xDrive45e’가 대표 사례. 억대 몸값의 두 차종은 길이 5m와 무게 2.5톤을 자랑하는 대형 패밀리SUV지만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친환경차의 기준으로 삼는 ㎞당 100g 이하다.

전기가 힘 보태 큰 덩치도 거뜬




링컨코리아에 따르면 럭셔리 대형 SUV 에비에이터는 지난 4월 국내 처음 소개됐다. 6월까지 판매량은 327대며 이후 수입물량 부족 등으로 판매가 잠시 주춤했다. 회사는 이달 출시한 7인승 SUV인 에비에이터 PHEV 그랜드 투어링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에비에이터 PHEV는 엔진의 힘을 주로 뒷바퀴로 보내는 후륜구동 기반 사륜구동 모델이다. 배기량 2956㏄의 V형 6기통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05마력과 최대토크 57.7㎏.m의 힘을 낸다. 전기 모터는 최고출력 100마력과 최대토크 30.6㎏.m의 힘을 보탠다. 이와 맞물리는 10단 ‘셀렉트시프트’ 자동변속기를 통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주행감을 선사한다는 게 링컨코리아의 설명. 엔진과 모터의 힘을 합한 시스템 최고출력은 494마력에 달한다.


BMW코리아가 올 8월 선보인 X5 xDrive 45e는 앞서 4월 내놓은 신형 X5의 PHEV 버전이다. 신형 X5는 4월부터 7월까지 796대가 팔릴 만큼 인기를 얻었다. PHEV 모델은 BMW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조합해 총 394마력의 시스템 최고출력과 61.2㎏.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시간은 5.6초이며 안전 최고시속은 235㎞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뛰어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엔진과 모터가 만들어낸 힘은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와 BMW의 사륜구동시스템인 ‘엑스드라이브’(xDrive)를 통해 각 바퀴에 동력을 적절히 배분한다.
링컨 ‘에비에이터’ PHEV와 BMW ‘X5’ PHEV가 맞붙는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링컨 ‘에비에이터’ PHEV와 BMW ‘X5’ PHEV가 맞붙는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두 차종 모두 전기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하며 전기차처럼 충전도 할 수 있다. 운전자는 EV모드(전기차모드)와 엔진 주행 모드를 고를 수 있으며 주행환경에 맞춰서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에비에이터 PHEV는 한 번 충전 시 주행 가능한 거리가 복합(시내+고속도로) 기준 30㎞다. 전기모드의 복합기준 전비(전기차의 에너지 효율)는 1㎾h(킬로와트시, 1시간에 소비되는 전기의 양)당 2.4㎞며 휘발유 엔진의 연비는 ℓ당 9.3㎞다. 휘발유와 전기의 복합 모드 연료효율은 ℓ당 12.7㎞다. X5 xDrive45e는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했을 때 전기모드로 최대 54㎞까지 주행 가능하다. 전비는 1㎾h당 2.3km이며 엔진의 복합연비는 ℓ당 8.1㎞. 둘을 합한 연비는 ℓ당 11.4㎞.

힘은 에비에이터가 세지만 무게는 2685㎏로 X5(2545㎏)보다 140㎏ 무겁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기 모드 주행거리가 긴 X5가 적다. ㎞당 배출량은 ▲에비에이터 65g ▲X5 43g이다. 두 차종의 내연기관 버전은 모두 ㎞당 200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링컨 에비에이터. /사진제공=링컨
링컨 에비에이터. /사진제공=링컨

링컨 ‘편안함’ vs BMW ‘즐거움’



두 차종 모두 차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에비에이터 PHEV에 탑재된 에어글라이드 서스펜션을 통한 ‘다이나믹 로어 엔트리’ 기능은 운전자가 접근하면 차가 자동으로 높이를 내려 운전자를 맞이한다. 뉴 X5는 모든 트림에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해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지상고(땅에서부터 차 바닥의 높이)를 최대 80㎜까지 조절할 수 있다. 

차의 제작 콘셉트는 브랜드의 성향을 따른다. 링컨은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다양한 방향으로 조절되는 가죽 시트와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인 레벨 울티마(Revel Ultima) 3D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만족감을 높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 링컨코리아 관계자는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한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BMW X5./ 사진제공=BMW
BMW X5./ 사진제공=BMW

BMW는 ‘운전의 즐거움’에 주안점을 둔다. 다양한 주행 환경에 맞춰 ▲스포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 ▲어댑티브 등 4가지 주행모드를 고를 수 있고 ‘파킹 어시스턴트’와 ‘리버싱 어시스턴트’ 기능도 운전자를 돕는다. 리버싱 어시스턴트 시스템은 좁고 막다른 골목으로 진입했을 때 후진으로 빠져나갈 때 유용하다. 왔던 길을 차 스스로 최대 50m까지 되돌아갈 수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X5와 엔진 등 동력계통만 다를 뿐 나머지 특징은 같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BMW X5 PHEV가 비싸다. 링컨 에비에이터 PHEV 그랜드 투어링의 부가세 포함 판매가격은 9850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지만 뉴 X5 xDrive45e는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으며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각각 1억1230만원과 1억2080만원. 최소 1380만원부터 2230만원까지 가격차이가 난다.

가격만큼 취·등록세도 BMW가 비싸다. 에비에이터 PHEV와 X5 PHEV의 취·등록세는 각각 626만8181원과 714만6363원이며 연간 자동차세는 각각 76만8560원과 77만9480원이다. 두 차종 모두 구입 시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공영 주차장 할인과 남산 터널 혼잡통행료 면제 등 저공해자동차 혜택은 받을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 링컨 ‘에비에이터’ vs BMW ‘X5’ /자료제공=각 사, 표=김민준 기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 링컨 ‘에비에이터’ vs BMW ‘X5’ /자료제공=각 사, 표=김민준 기자

링컨코리아는 에비에이터 PHEV를 ‘성능’과 ‘경제성’ 모두를 잡은 차종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크고 고급스러운 SUV를 찾는 소비자가 주 고객층이며 강한 힘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특유의 효율성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인기 차종인 X5의 라인업을 늘리는 데 의의를 뒀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인기 차종인 X5에 다양한 라인업을 갖춤으로써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며 “전기만으로도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PHEV란 순수 전기자동차(EV)처럼 충전이 가능한(Plug-in)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의미한다. 30~50㎞ 내외 거리는 전기만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며 그보다 먼 거리를 갈 때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전기 모터가 엔진에 힘을 보태 연료효율을 높인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을 모두 지닌 차종이지만 반대로 엔진과 전기동력계통(모터·배터리 등)이 합쳐진 형태여서 가격이 비싸고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