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어깨 펴세요. 지상렬도 이렇게 살고 있잖아요”

아르고 0 4284
“여러분 어깨 펴세요. 지상렬도 이렇게 살고 있잖아요”
지상렬/개그맨 MBC 표준FM ‘지상렬 노사연의 2시 만세’진행
 
올해로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큐 사인을 받은 지 7년이 됐다. 내가 MBC라디오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는 돈 한푼 없이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혼자 떨궈진 기분이었다. 처음 95.9 ㎒로 ‘지상렬’ 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을 때, 사람들 반응은 두 가지였다. 주파수를 돌리거나, 욕을 하거나.

지금 와서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지상렬이라는 사람의 이미지가,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일 만큼 호감형은 아니지 않은가. 이런 낯설고 어색함에서 벗어나, ‘지상렬 노사연의 두 시 만세’ 라는 타이틀에 이름값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바로 내 짝꿍, ‘꽃사슴’ 노사연씨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노사연씨 역시 다음 진행자가 지상렬이라는 말을 듣고 심각하게 라디오를 그만 둬야 하나 생각했었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이미지다.
  • 2009032001279_1.jpg
▲ '두시 만세'의 지상렬, 노사연
곧 MBC라디오 10년차, 브론즈 마우스 본을 뜨게 되는 노사연씨는 파트너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내공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그녀의 파워풀한 웃음소리. 일주일 내내 붙어 앉아서 하루 두 시간씩 이야기를 끌어내려면 보통 호흡으로는 불가능 한 것이 라디오다.

남편 이무송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한다고 해서 ‘지무송’이라는 별명까지 지어준 노사연씨는 내 한마디 한마디에 늘 시원한 웃음으로 힘을 실어준다. 늘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항상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 주는 천군만마와 같은 노사연씨가 옆에 있었기에 라디오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 2009032001279_2.jpg

노사연씨는, 라디오가 얼마나 인간적이고, 정이 많은 동네인지를 알려 주었다.  내가 느낀 라디오는 어떤 매체보다 사람 냄새 나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이 있고, 작은 일에 즐거워할 줄 아는 소박한 옆집 누님, 형님 같은 분들이다. 삶에 찌들어 웃을 일이 없고,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찾는 것이 바로 ‘라디오’ 인 것이다.

요즘 우리 청취자들은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경기가 안 좋다’ 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비호감 이었던 지상렬을 찾아 라디오를 켰을 그 분들께 조금이나마 ‘사는 재미’를 드려야겠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그것이 내가 ‘지상렬 노사연의 2시 만세’에서 사랑 받고 있는 데 대한 보답이 아닐까. 끝으로 지상렬을 알고 계시는, 힘든 시기를 살고 있는 분들께 한 말씀 올리면서 이 글을 마치고 싶다.
 
여러분, 어깨 펴십쇼!! 지상렬도 살고 있습니다!!
0 Comments
제목